어제 겪은 어떤 일로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저자신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저의 프로필은 화려합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개인정보란에 출신지와 출신학교 등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고 있을 뿐더러
늦깍이 철도입문 후 임금경력산정 외엔 경력과 같은 프로필은 필요 없었습니다.
학교 선배이신 사장님도 "뭐 그렇게 많이 옮겨다녔냐"고 핀잔을 주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프로필 기재는 없고 취미생활만 잔뜩 기재되어 있는 제 개인정보란...
그런데 목요일 점심무렵 받은 문자메시지에 이렇게 찍혀있었습니다.
"프로필만 화려하네 제대로 하는 건 없는"
발신전화번호는 0번으로 찍혀있었구요.
평소 저와 친한 모팀장님이 "제대로 하는 건 하나도 없지?"라며 핀잔을 주곤 하셨고
저는 "그래도.."라며 악의 없는 변명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식사중이신 그 팀장님께 전화를 걸어 문자를 보내셨는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라네요...
처음엔 저를 아는 사람의 소행이라 생각하고 검색범위를 설정했습니다.
쓸데없이 큰 마당발이라 본사 및 전국의 각역, 사업소 거의 모든 곳에 지인이 있습니다.
첨엔 이 지인들 모두를 검색범위에 올렸는데 차츰 그 범위가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문자를 보낸 사람을 찾아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문자를 보낸 사람은 바로 우리 앙상블 내에 ... 그것도 같은 현악파트에 있었습니다.
이사람은 UIC총회에서 함께 지원활동을 한적이 있었고 저와 어떤 원한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그사람은 다시 앙상블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었나봅니다.
그사람이 근무하는 소속의 역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
충고 고맙고 이왕이면 누군지 밝혔더라면 좋았을걸 그랬다고 답신을 보냈습니다.
어제는 그사람의 사용자검색 개인정보란에 토익점수와 악기연주에 관해 쓰여있었는데
오늘아침엔 모두 지워지고 없었습니다. 전화번호도 "없음"으로 되어있었구요.
잠시나마 제가 용의선상에 올리기도 했던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유난히 그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제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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