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

단종비 정순왕후의 사릉 기사

여객전무 2008. 10. 15. 09:38

 

 

[여행]사릉驛舍에 숨겨진 조선 왕조의 歷史
[코레일 기획] 경춘선 '사릉역'을 가다

경춘선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청량리역)에서 30여분 달리면, 성냥갑처럼 작은 역사 ‘사릉역’이 있다. 사릉역은 승강장도 따로 없이 선로변 자투리땅에 성냥갑처럼 서있다. 경춘선 복선전철화가 완료되면, 그마저도 영영 사라진다. 왕릉의 능호를 따서 역명을 지은 예는 전철이나 지하철역을 제외한 철도역 가운데 사릉이 유일하다. 경춘선 열차가 지나갈 때 사릉역 인접 건널목에 차단기가 내려지지 않는다면 그곳은 늘 덜컹거리며 오가는 자동차에 점령당한다.

사릉역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마을의 오솔길을 따라 들어간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사릉역사의 나무 창틀은 칠이 다 벗겨져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깨질 듯한 유리창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유리창 너머로 들여다 본 무인역의 텅 빈 공간은 차라리 들여다보지 않았던 편이 좋았을 뻔했다.

‘사릉’이라 쓰인 코레일 마크가 선명한 푸른 간판이 낡은 역사와 부조화를 이룰 법 한데도 오히려 연출해 놓은 것처럼, 사릉역의 정취는 마치 무슨 사적지에 온 것 같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로변에 서있는 낡은 역명판이 오히려 정겹다.

역에서 사릉을 향해 걷다보면 길가에 늘어선 억새군락 하나를 만난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이곳은 도심에서 먼 자연의 향취를 간직하고 있다. 인근에 시원스레 국도가 뚫리고 전철이 들어올 이곳에 왕릉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왕릉이 누구의 능인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저 그곳에 있으려니 싶은 사릉은 사라질 사릉역이 아니었더라면 아예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종비 정순왕후가 잠들어있는 사릉은 어느 왕릉보다 잘 자란 소나무 숲이 아니면 왕후의 능인지조차 알기 어렵다.

능역에 만개한 들국화도 다 질 무렵 찾은 사릉에 푸르게 잘 자란 소나무가 아니었더라면 적막해서 오래 머무르지 못했을 것 같다. 비공개인 사릉입구에 위치한 작은 재실과 들판에 엎드려 햇볕을 쬐며 사람이 와도 꿈쩍하지 않는 개 한 마리가 이곳의 적적함을 더하고 있다.

단종이 12살에 즉위해 3년 만에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넘긴 뒤 상왕이 되자 정순왕후는 의덕왕대비(懿德王大妃)로 진봉되었다. 그러나 단종복위를 꾀한 사육신사건(1457) 때문에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영월로 유배를 떠난 지 넉 달 만에 죽음을 맞았다. 단종 사후 7대의 왕대를 살았던 정순왕후가 82세로 죽자 중종은 대군부인의 예로 장사지내게 했다. 정순왕후는 후사가 없었기 때문에 단종의 누이인 경혜공주가 시집 간 해주 정씨 집안에서 장사를 지내 지금의 남양주시 진건읍 해주 정씨 묘역에 안장됐다.

숙종은 단종과 정순왕후를 단종사후 240년 만인 1698년 복위하면서 죽을 때까지 단종을 그리워하고 생각했다 해서 사릉(思陵)이라는 능호를 붙였다. 본래 왕릉을 쓰게 되면 사신사(四神砂)인 청룡, 백호, 현무, 주작에 해당하는 지형 이내에 위치한 개인묘는 모두 이장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숙종이 정순왕후를 돌본 해주 정씨집안의 공을 인정해 그대로 놓아두도록 함으로써 해주 정씨 묘역은 능역 안에 남게 되었다. 그래서 능 주변에 소나무 사이사이로 묘들이 보인다.

청계천 영도교(永渡橋)에서 18세의 정순왕후는 영월로 떠나는 17세 소년왕 단종과 영영 이별을 하고 경기도 남양주시 사릉에 묻혀 55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강원도 영월 장릉에 묻힌 단종과 떨어져 있다. 단종과 정순왕후의 능을 합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지자체의 반발로 무산되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쓸쓸하게 느껴지는 왕후의 능침 앞에는 작은 수로가 있다. 그 수로에 끊어질 듯 흐르는 물줄기는 지금도 단종과 떨어져 한을 풀지 못한 정순왕후가 흘리는 눈물인 듯싶다. 사릉의 고즈넉함은 열차가 그리운 사릉역과 함께 정신없이 지내온 일상을 다시 되돌아보는 여유를 갖게 한다.

글·사진 임은경(코레일 수도권북부지사)



★ 여행지 정보 ★

사릉역(思陵驛, Sareung station)
부근에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씨의 무덤인 사릉이 위치해서 붙여진 이름

경춘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퇴계원역과 금곡역 사이에 있다. 1939년 7월 25일 배치간이역(역무원이 있는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무궁화호가 운행되며 여객 업무를 담당한다. 코레일(Korail) 수도권북부지사 소속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2리 590-8에 있다. (자료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연혁 : 1939년 7월 25일 배치간이역으로 영업개시
1973년 1월 1일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
1988년 8월 10일 임시승강장으로 격하
1993년 3월 1일 을종승차권 대매소로 지정


사릉(思陵)
조선 단종의 비(妃) 정순왕후(定順王后) 송씨(宋氏)의 능.

1970년 5월 26일 사적 제209호로 지정되었다. 경기도 남양주군 진건읍(眞乾邑) 사릉리 소재한다. 1455년(세조 1) 수양대군의 왕위찬탈 뒤 단종을 상왕으로 모시면서 의덕대비(懿德大妃)가 되고, 1457년 단종이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되면서 그녀 역시 부인(夫人)으로 강봉된 이후, 성 안에 살지 않고 영월(寧越) 단종 능을 바라보기가 소원이어서 몇 칸짜리 초옥(草屋)을 지어 거처하며 흰 옷과 소찬으로 평생을 보냈다. 후사(後嗣)로서 단종의 누나 경혜공주 정씨가(敬惠公主 鄭氏家) 묘역에 묻혔고, 정씨가에서 위패(位牌)도 모시게 하였다. 1698년(숙종 24) 단종복위와 더불어 정순왕후로 추상(追上)하여 종묘에 부향(祔享)되고, 묘를 높여 사릉이라 하였다.
석물(石物)제도는 장릉(莊陵)과 마찬가지로 난간과 무석(武石)을 생략한 후릉석양(厚陵石樣)을 따른 것으로, 숙종 때의 양식이 잘 나타나 있다. (자료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 사릉 관리사무소 : 031-573-8124


★ 교통정보 ★

- 열차시간표(2009년 3월 현재)

청량리 → 사 릉
06:10 06:39
18:40 19:09
21:10 21:38

사 릉 → 청량리
07:40 08:08
10:58 11:28
19:20 19:49

- 버스 : 9-1(강변역), 1-3(천호동), 165-3(청량리)
- 자가 : 서울에서 춘천방향 국도 46호선을 타고 구리를 지나 도농삼거리, 금곡까지 와서 금곡역에서 금곡시내로 좌회전한 후 첫 사거리에서 좌회전 한후 약 2km쯤 가다보면 우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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